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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아파트만 안 무너진 세상
여름 텐트폴 한국 영화들이
속속 개봉하는 가운데,
재난 후의 한국을 그린
디스토피아 세계관의 작품이
개봉을 하였는데요.
인간의 끝없는 이기심과
사회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 작품을
오늘 리뷰해드리려 합니다.
오늘의 스포없는 리뷰는
콘크리트 유토피아
(Concrete Utopia)
입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서울.
이런 곳에서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콘크리트 아파트
황궁아파트 103동.
많은 곳이 폐허가 된 와중에
꿋꿋히 멀쩡한 황궁아파트는
많은 생존자들이 몰리게 되고..
이에 원래 이 곳에서 살던
황궁아파트 입주민들은
위협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이 영화는 2023년 8월 9일에 개봉한
재난 드라마 장르의 작품입니다.
김숭늉 작가의 웹툰 유쾌한 왕따 2부인
유쾌한 이웃을 원작으로 하는
이른바 콘크리트 유니버스에 속하며
화제를 모았던 이 작품은
잉투기
(INGtoogi: The Battle of Internet Trolls),
가려진 시간
(Vanishing Time: A Boy Who Returned) 등
섬세한 연출력을 가진 엄태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 등 다양한 배우들이
캐스팅되어 이목을 끌었던 작품인데요.
대지진 이후 폐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멀쩡하게 살아남은
황궁아파트의 입주민과 외부 생존자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럼, 어떤 작품인지 볼까요?
대지진 이후의 세상
엄청난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서울.
이 곳에서 멀쩡하게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황궁아파트 103동.
날씨가 추워지며,
외부 생존자들은 이 곳으로
모여들게 되고..
103동에 살고있던 입주민들은
외부생존자들에게
위협을 느끼게 됩니다.
이에, 주민들은 회의를 열어
아파트에 들어온 외부생존자들을
몰아내는 것에 동의하게 되는데..
영탁, 주민 대표가 되다.
입주민 모두가 모인 자리,
얼마전 아파트 화재사건에서
큰 활약을 한 영탁은 만장일치로
주민 대표가 되고,
외부 생존자들을 몰아내기로
결의하게 된 입주민들..
그렇게 그들은 자신들이 살고있는
아파트를 지키며 생존에 필요한
물품을 수색하는 방범대를 꾸려가며
점점 재난 후의 세상에
그들의 방식대로
적응하기 시작합니다.
다양한 캐릭터가 빚어내는 디스토피아 군상극
보통 재난 영화가
압도적인 재난 현상과
주인공들이 살아남는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의도하는 것과 달리,
이 영화는 대지진이라는
재난 후에 나타난 인간들의
이기심과 그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요.
이런 부분을 다루고 있다보니
영화는 재난 상황 그 자체보다
재난 상황에 처해진 인간의 모습에
촛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진행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영화의 각 캐릭터는
다양한 개성과 캐릭터로
몰입감을 한층 더해주고있는데요.
입주민들을 이끌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영탁,
영탁의 조력자이자 명화의 다정한 남편 민성,
따뜻한 인간미의 간호사 출신 아내 명화,
부녀회장으로써 입주민들 단합에 힘쓰는 금애,
자신의 소신을 끝까지 지키는 도균,
아파트 바깥의 지옥을 경험한 혜원까지..
재난 속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표현함으로써
캐릭터 보는 맛이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어찌보면,
이런 재난 상황과
그 속에서의 인간의 모습을
심도 깊게 보여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Snowpiercer)가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극중, 부녀회장인 금애의 모습이
마치 설국열차의 메이슨을
떠오르게 하는 등..
비슷한 부분이 많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볼만한 디스토피아 배경들, 그 속의 이야기들
영화는 재난 후 서울의 모습을
자세히 그려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데요.
엄청난 대지진 후에 폐허가
되어버린 서울의 모습과
그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인간들의 모습들을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어 이런 부분들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또한, 이런 배경들 속에서
주요 인물들로 등장하는
황궁아파트 입주민들의 모습도
현실 속에서 있을 것만 같은 캐릭터로
영화의 몰입감이 좋았으며,
캐릭터들의 양면성을
나타내는 부분이나,
행동들에 대한 이유가 뚜렷하여
영화를 보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다, 순살 아파트로
여러가지 위험성이나 재난상황이
떠오르는 지금, 시의적절한 이야기로
영화를 만들어 더욱 좋았다고 느껴졌습니다.
재난영화인데..재난영화가 아닌느낌?
사실, 아무리 인간군상을
그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작품 자체가 대지진 상황을 겪은
인류의 모습을 그리고 있기에..
영화에서 화려한 효과가 들어간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이 있는
재난 상황을 기대하고
보시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이 영화에선 아쉽게도
재난 후의 상황만 나올 뿐..
또 다시 새로운
재난 상황이 닥쳐오지 않고
거기에 따른 효과도 그렇게 많지 않아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요.
재난영화라서 액션이나
긴장감을 기대하시는 분들에겐
실망으로 다가올 수 있겠습니다.
또한, 인간 군상들을 잘 표현한
캐릭터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몇몇 보였는데요.
대부분의 캐릭터가 어느정도 동기나
그럴만한 이유를 가지고 행동하지만,
몇몇 부분에선 아쉬운 느낌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많은 캐릭터들이 재난을 겪으며
캐릭터 변화를 가지지만,
민성의 아내 명화는
보기 답답할 정도로 착하게만
표현되는 부분이나
몇몇 캐릭터들이 후반에
소모적으로 사용되는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런 몇몇 단점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재난 후의 디스토피아를
한국영화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잘 표현하였고,
입체적인 인물들과 이야기들이
나름 성공적인 작품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130분(2시간 10분)의 러닝타임을 가진
15세 이상 관람가의 이 작품은
지금 극장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잘 구현되어있는 디스토피아 세계관
- 재난 속에서 각양각색의 인간 군상들
다음에도 조금 더 재미있고,
보기 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괜찮은 영화 감상기로 찾아오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뿌곰이 리뷰한 2023 여름 텐트폴 영화들
※블로그 내용은 제가 직접 제작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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